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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오늘의 책 추천 : 위대한 개츠비 : 자본주의 속 홀로 피어난 낭만주의자

 

'개츠비'라는 인물을 접하게 된 건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덕분이었다.

그를 너무 좋아해 그의 영화에 빠지게 되었고

 

그 속에서 만난 인물들 중 하나인 '개츠비'가 내게 잔잔한 여름 바람처럼 가볍게 다가왔다.

나는 '개츠비'를 무척 좋아한다.

나와 닮았다고 생각한다.

고로 나는 개츠비를 좋아한다.

모든 문학 소설책들은 그 시대상이 드러나기 마련이라고들 한다.

그리고 이 책 또한 1920 년대의 미국, 세계 제1차 대전이 끝나고 난 직후 수많은 혼란들과 격변 속

 

성장기의 어린아이처럼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자본주의 시대상을 배경으로 써 내려갔다.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는 역시 이러한 인물들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자본주의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톰'과 그의 아나 '데이지' 그리고

 

부정행위를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던 골프선수 '조던 베이커' 등

여러 인물들이 전부다 이기적이면서도 물질적 풍요에 얽매여있으며

 

또한 자기 자신이 무엇을 연기하는지조차 모르는 삼류 연기자들이다.

내가 전에 글을 쓸 때 내 스스로를 이렇게 평가한 적이 있다.

'나는 스스로 척하는 사람이다'라고, 허나 여기 나온 인물들은 그 시대의 물결에 휩쓸려버린 정어리 떼처럼 느껴져

 

그 비린내가 여기 이 책을 뚫고 나올 정도이다.

그리고 '피츠제럴드' 그 또한 그들을 '척' 하는 연기자로 표현한다.

 

이 표현이 대해 가슴 깊숙이 공감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이 있다.

 

'톰'의 정부인 '윌슨 부인'이 한 행동 중 ( 글쓴이 닉의 관점이다 )

"그녀는 나를 보고 멋쩍은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나서 강아지에게 달려가 열렬히 입을 맞추더니

 

마치 열두 명의 요리사가 자기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듯 휙~ 하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무척 맘에 든다.

무엇을 보여주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머릿속에 뛰어난 만화가 열두 명이 내 명령에 따라 그림을 그리듯 그려진다.

말 그대로 그들은 꼴값 떨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피츠제럴드'는 권위적이고 가식적인 태도 하나하나를 재치있게 풀어나간다.

그 후엔 이러한 꼴값들 중 하나인 '교양'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게끔 그는 만들어주었다.

이 책을 보고 있으면 '교양'이라는 표현에 대해 지극히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인다.

그들에게 교양이란 과연 무엇인가?

말을 타고(그 당시에) 콧대를 높이며 우아한 몸짓과 말투 또한 그러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그들에겐 교양인 것인가?

그렇다면 인간은 자기 파괴본능에 의해 스스로를 제한하게 된다는

 

파피용의 주인공 '이브'의 말에 찬성 표를 한 번 더 던진다.

미국의 1920 년대나 지금 2010 년대의 모습이나 별반 차이도 없고 앞으로도 바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좀 더 높은 무언가, 안갯속에 꽁꽁 숨겨진 거대하고 웅장한 무언가를 '교양'인 듯 계속 쫓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이 한낱 신기루뿐일지라도 말이다.

 

맞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개츠비' 또한 신기루를 쫓고 있다.

 

사랑이라는 베일에 가려져 앞이 보이지 않음에도 그는 쫓고 있다.

결국 모두가 알다시피 그는 '데이지'를 잡지도 못하고 광기 어린 총알에 맞아

 

홀로 쓸쓸히 미국의 꿈이자 우리의 우상처럼 사라져 갔다.

그 시끌벅적한 파티도, 거기에 나온 모든 낙엽 같던 사람들도 전부다 말이다.

허나 개츠비를 위대하다고 표현한 이유는 그는 이러한 시대 속에서

 

홀로 자기의 꿈이자 이상을 좇았기 때문 아닐까 싶다.

모든 것을 이루었음에도 그 모든 것들 가졌음에도 '사랑'이라는 낭만적이자

 

어찌 보면 너무나도 희미한 신기루이고 너무 밝은 나머지

결국 스스로 눈이 멀어버리는 그런 신기루.

도대체 어느 누가 '위대한' 이란 단어를 역설적으로 해석할 수 있냐는 거다.

그리고 '닉' 또한 마지막에는 '개츠비'한테 이렇게 소리쳤다.

"그 인간들은 썩어빠진 무리예요. "

당신 한 사람이 그 빌어먹을 인간들을 모두 합쳐놓은 것만큼이나 훌륭합니다."라고 말이다.

 

'닉' 그는 매우 투명한 사람이다.

이 책 속에서 나오는 모든 인물들 중 유일하게 말이다.

결국 개츠비는 위대했고 이 책은 탄생하였다.

그렇지만 그들 중 어느 누구도 웃지 못하였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지만 공허한 웃음소리' 이 표현이 매우 맘에 든다.

지금 나는 이 글의 결말을 계속 낭만적으로 마무리 지으려 노력해도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그렇듯 결국은 낭만이자 이상은 환상에 불과하단 걸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개츠비의 꿈이 지나간 자리의 더러운 먼지들'이라 했던가.

나는 그저 개츠비처럼 나 스스로만큼은 나 스스로의 믿음 속에서 살아갔으면 좋겠다.

영원히 변하지 않고 영원히 늙지 않는 그런 믿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