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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날의 기억 : 호주에서 열린 첫 번째 홈 파티

맨 처음 브리즈번에 도착해 2주 동안 지냈던 백팩커스 

 

거기서 친해진 한 프랑스 친구가 초대해준 홈파티에 가게 되었었다.

 

부족한 영어로 어떻게든 대화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들을 추려서 영어로 번역해 달달 외우고 대충 입고 나갔다.

 

장소는 브리즈번 중앙에 위치한 타워 34층 

 

처음 맞이하는 파티라 설레고 긴장되었지만

 

그래도 전혀 그렇지 않은 척 당당히 들어갔다.

 

문이 열리고 그 안에 보여지는 수많은 인종들 

 

여기저기 들리는 영어와 프랑스어 그리고 스페인어 

 

그리고 파티의 주인공 ' 케빈 '을 만나게 되었고 나는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짧은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른 사람들하고의 짧은 인사

 

다행히도 케빈은 친근한 이미지에 나에게 무척이나 잘해주었고 키는 2미터가 조금 넘는 장신의 친구였다 

 

농구선수 출신이었던 그는 오자마자 뻘쭘해하는 나에게 맥주를 건네주고 말을 걸어주었다.

 

그리고 나는 짧게 짧게 대답하면서 준비해왔던 영어 문장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계속되는 대화 

 

무언가 이 파티속에 자연스럽게 소속되어있는 나 자신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그렇게 술이 한 잔 두 잔 들어가고 수많은 인종들이 소파에 앉아 맥주 하나 들고 술 게임을 시작했다.

 

여러 나라의 술자리 문화 그리고 어느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이 자유로움에 나는 흠뻑 빠져버렸다

 

계속되는 시간 속에 정신차려보니 소파 정중앙에 앉아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주위는 너무나도 시끄러웠다

 

모두가 대화하고 있었고 나는 듣고 있었다.

 

가만히 듣고 한 번씩 웃어주고 말 걸어오면 대답해주고 맥주를 한 모금하며

 

춤을 추었고 노래를 불렀으며 다 같이 사진을 찍고 신나게 웃어댔다.

 

파티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

 

엘리베이터를 타고 44층을 올라가 문을 열고 고요한 집 속 발걸음 소리도 주의하며 

 

방문을 열고 누운 침대 바로 옆 쏟아지는 야경 속에 

 

나는 오늘도 새로운 경험을 했다는 생각에 들떠서 잠이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때의 나는 모든 게 새로웠고 흥미로웠고 신기했으며 하루하루가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