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호주 왔던 순간이 생각난다.
중국 경유 8시간 총 20시간 가까이를 날아오며 겨우 도착한 호주는 너무 더웠다.
잘하지도 못하는 영어를 쓰며 공항 트램을 타고 처음 마주한 브리즈번은 그럼에도 너무나도 멋있었다.
흥분을 감출 수 없었고 그저 감탄을 내지르기 바빴다.
그리고 처음 도착한 백팩커스 ( 한국의 게스트 하우스라고 생각하면 쉽다 )
예약 확인도 못하고 쩔쩔매던 내가 생각한다.
덩치가 산만한 호주 형님들 그리고 같은 방에서 만난 내 첫 번째 일본인 친구 커플
그들은 내게 무척이나 친절했고 같이 밥 먹고 말 걸어주며 친구가 돼주었다.
첫날 저녁은 아직도 강렬했다.
내게 아무것도 아무도 없었던 그 도심 속 분수대 앞에서 어렵사리 구한 돈으로 편의점에 가서
비싼 돈 주고 산 샌드위치와 우유
친구들의 연락과 한국의 그리움이 갑자기 복받쳐올 때
혼자서 이 모든 것을 헤쳐나가야 된다는 생각에 두려웠었다
내가 왜 여기 있지 하는 생각과 동시에 이겨낼 수 있다고 스스로를 부추기며 분수대 앞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모든 시작이 그렇듯 어려웠고 설렜다
용기 내어 물어봤던 영어들도 친해지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외국인 친구들도
그렇듯 지금은 하나의 추억 속에 사진 속에 같이 있다.
그 시간들이 너무나도 감사하고 내게 지금까지도 힘이 되어준다.
못하면 어찌하랴 부딪쳐보면 무엇이든 되는 게 인생인 것 같아 오늘도 역시 설레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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