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생활이 거의 끝나간다.
브리즈번을 시작으로 점점 내려와 시드니까지 왔다.
중간에 콥스 하버라는 곳에서도 2개월 넘게 살았었는데
그곳은 바닷가가 바로 앞에 있어서 일 끝나면 언제든지 걸어가서
하염없이 모래사장을 걷던 기억들이 내 머릿속을 스친다.
좋았던 기억들이 너무나도 가슴 아프게 다가와서 때론 감상에 젖어있기도 하지만
여기 내가 살고있는 이 시드니 또한 언젠가 나에게 그렇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시드니 시티에서 30분 트레인 타고 쭉 달려야지만 올 수 있는 곳
" EAST WOOD "
한인들이 밀집해 살고 있어서 어쩔 땐 내가 호주에 있는 건가 싶다.
그렇지만 어찌됬건 시골에 살았을 때와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이어서 한 번씩은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시드니에 온지는 대략 1달 가까이 되간다.
아름다운 하버브릿지와 오페라 하우스 특히 그 두 곳이 동시에 보이는 루나 파크는 언젠가부터 쉬는 날만 되면 해질 무렵
가만히 앉아 있기 좋은 장소이다
너무 조용하지도 않고 시끄럽지도 않은 곳 저녁이 죽어 있는 곳
타자 소리가 허공을 치는 곳 내 마지막 시드니 생활을 장식해줄 곳
저기 조그만하게 열려있는 문도 귀를 후벼 파는 귀뚜라미 소리도
항상 똑같은 곳에 걸려있는 내 옷도 어지럽게 정리돼있는 저 책상도
나는 이곳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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