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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날의 기억 : 호주 농장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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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인을 타고 브리즈번에서 좀 더 내려가 시골로 들어갔다

 

처음 탄 트레인은 낯설고 결국 길을 잃었다 

 

물어 물어 찾아가 픽업 차량을 타고 집으로 향했다

 

집 상태는 애초부터 어떤지도 몰랐다 

 

그냥 농장 측에서 소개해준 집에서 살면 된다 하는 내용이었다

 

트레인 역에서 차 타고 20분 정도 달려간 곳

 

어두운 도로 바로 옆에 적힌 카라반 파크라는 푯말

 

그리고 들어간 곳은 영화 속에서나 보던 컨테이너 집이었다 

 

맨 처음 들어간 집 구조는 경이로웠다 

 

더러운 바닥 , 너무나도 좁은 주방 그 옆에 음식은 들어갈까 싶은 냉장고 

 

하얀색 플라스틱 식탁과 쓰레기통이라고 만들어놓은 커다란 검은색 비닐봉지 

 

방 두 개 한쪽 방은 그나마 넓은 방 그리고 다른 쪽은 딱 2층 침대 들어갈 크기의 방

 

나는 순간의 고심 끝에 좀 더 저렴한 좁은 방을 선택했고 처음으로 룸메를 만났다 

 

일본인 친구였다. 이름은 ' 료타 ' 키는 나보다 조금 더 작았고 머리카락은 6개월은 안 깎은 것처럼 산발이었으며

 

되게 말라서 일은 잘할 수 있는 친구인가 싶었다 

 

그리고 뒤에 만난 또 다른 일본인 친구 나보다 나이가 많은 친구였고 이름은 ' 하야토 ' 그때 당시에는 몰랐지만

 

엄청나게 깔끔한 친구였다

 

그리고 서로 인사를 마치고 난 직후에 배고파 죽겠던 내게 '신 군'이라는 친구가 나타났다

 

나보다 한 살 어렸고 살집이 좀 있었으며 수염과 다 밀어버린 머리 그리고 특유의 웃음 

 

나에게 바로 같이 밥 먹는 게 어떠냐고 저녁식사 초대를 해주었고 거기서 다른 일본인 친구 2명과 한국인 1분을 만나게 

 

된다.

 

일본인 친구 한 명은 ' 료타 ' 내 룸메이트랑 이름이 같은데 머리카락은 머리를 전부 뒤덮을 정도로 길었고

 

수염은 멋들어지게 나있었으며 스타일과 얼굴 생김새가 좋아서 물어보니 프리스타일 축구선수라고 했다.

 

(나이가 좀 있어서 나중에는 료타 1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나머니 한 명은 ' 코지 ' 전형적인 일본인 스타일이었다 

 

역시나 수염이 있었고 얼굴은 앳된 느낌이 나서 물어보니 나보다 한 살 적었다 

 

덩치는 좀 있었는데 운동을 좋아하는 친구였다 

 

정신이 하나도 없던 내게 갑자기 펼쳐진 풍경은 내 인생 처음 보는 장면이었다.

 

일본인 네 명과 나이가 나보다 좀 많았던 한국인 형 한 명 ( 이 형은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자 ) 

 

서로가 영어가 짧다 보니 국적을 넘나드는 대화는 짧고 결국 서로 대화해가면서 식사는 이어졌다 

 

어색함이 돌고 음식은 괜찮았다 ( 그때 당시는 너무나도 배가 고팠다 )

 

식사가 끝나고 밖을 나가보니 너무나도 추웠다

 

후드티 한 개 걸쳐 입고 다른 카라반에 한국인 분들만 사시는 곳이 있다길래 

 

한국인 형하고 같이 가보았다. 카라반 옆에는 평범한 일반 가정집이 있었는데 어찌 으스스해 보이는 하얀색 집들이였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은 쏟아지고 있었고 귀뚜라미는 미친 듯이 울어대던 밤이었다 

 

문을 두들기고 들어가 보니 거기는 완전 한국이었다 

 

여자 둘 남자 둘이서 생활하는데 무언가 드디어 집 다운 집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간단한 인사를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며 내 방으로 들어갔다

 

딱 내 몸이 통과될 넓이에 바로 옆 벽과 딱 붙어있는 2층 침대 한 개 

 

나는 2층에서 자게 되었고 침대는 어찌나 부실했는지 내가 올라가자마자 침대가 기울어졌다 

 

이불과 베개는 없었고 나는 캐리어를 뒤져 옷 몇 가지를 겹쳐 입고 베개로 쓰며 잠을 청했다 

 

그다음 날은 일을 안 하는 걸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잠에 들었다 

 

이렇게 나의 호주 생활 중 하루가 바쁘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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